온도에 따른 리튬이온배터리 전극물질의 구조 변화를 관측하고 배터리 열화과정의 근본 원인을 규명한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과 고려대 유승호 교수팀 연구는 화학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IF 14.612)에 8월 5일 게재됐다./ⓒ미국화학회지·고려대 유승호 교수팀

[ATN뉴스=이기종 기자]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나노입자 연구단 현택환 단장(서울대 석좌교수)과 성영은 부연구단장(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유승호 교수팀과 함께 온도에 따른 리튬이온배터리 전극물질의 구조 변화를 관측하고 배터리 열화과정의 근본 원인 규명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리튬이온배터리의 발전은 에너지저장시스템의 혁신을 견인했다.

전자기기의 소형화와 함께 현대의 리튬이온배터리는 에너지를 소비하는 장치와 결합되어 휴대용 전자기기로서의 사용이 극대화되고 있다.

대부분 배터리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발열은 피할 수 없는 부분으로 상온보다 20~40℃ 가량 높은 온도에서 배터리가 구동되곤 한다.

특히 스마트폰을 쓰다 보면 뜨거운 열이 발생하는데 이 과열은 배터리의 성능을 감소시키고 수명을 줄이는 원인이다.

하지만 배터리의 복잡한 구성으로 인해 지금까지 성능 감소의 물리·화학적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IBS 나노입자 연구단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유승호 고려대 교수팀과 함께 이산화티타늄 나노입자를 모델 물질로 이용해 고온에서 일어나는 리튬이온배터리 성능 저하의 원인을 나노미터 수준에서 규명했다.

연구과정을 보면 온도가 배터리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기 위한 실험을 설계했다.

우선 이산화티타늄(TiO2)을 전극(음극)으로 사용하는 리튬이온배터리를 제조했다.

일반적으로 리튬이온배터리의 음극으로는 주로 흑연이 쓰이지만 이산화티타늄은 흑연보다 안정적인데다 저렴하고 친환경적이어서 차세대 전극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이후 충·방전 시 온도를 달리하며 X선 회절 분석법을 통해 이산화티타늄 전극 구조 변화를 관측했다.

X선 회절 분석법은 결정격자를 통과한 X선(자외선보다 짧은 파장의 영역으로 파장이 10~0.01나노미터) 회절의 결과를 해석해 결정 내부의 원자가 어떤 배열을 하고 있는지를 분석하는 방법이다.

이 결과에 의하면 구동 온도가 높아지면 상온에서 일어나지 않았던 새로운 리튬 저장 메커니즘이 진행됨을 확인했다.

기존에는 배터리를 충전할 때 리튬이온(Li+)이 음극으로 이동해 이산화티타늄과 반응해 상을 변화(Li0.55TiO2)시킨다고만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상온보다 20~30℃만 높아져도 1차 상변화 후 추가적인 2차 상변화(Li1TiO2)가 일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고온이 아닌 전자기기 사용 시 발생하는 40℃ 수준의 온화한 열 조건에서도 예상치 않았던 추가 상변화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후 연구진은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2차 상변화에 따른 전극의 구조 변화를 관찰했다.

2차 상변화가 일어나면 에너지 장벽이 높아져 이산화티타늄 전극 내부에서 리튬이온이 이동하기 어려워진다.

마치 동맥경화처럼 전극 내에 리튬이온이 축적되다가 충‧방전을 거듭하면 결국 이산화티타늄 격자 구조에 결함이 생겨 비가역적인 손실이 발생했다.

유승호 교수는 “열 발생을 수반하는 에너지 장치의 배터리 설계에 있어 온도는 고려해야할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며 “온도가 높아지면 추가적인 상변화가 발생하며 배터리의 성능과 수명을 저하시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화학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IF 14.612)에 8월 5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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