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저전력·저잡음 브릴루앙 레이저를 구현한 카이스트 초세대협업연구실팀 등 국내외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11월 23일 게재됐다./ⓒ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카이스트 이한석 교수팀

[ATN뉴스=이기종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물리학과 이한석, 이용희 교수 공동연구팀(초세대협업연구실)이 경북대학교 최무한 교수, 호주국립대학교 최덕용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초소형·저전력·저잡음 브릴루앙 레이저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공동연구팀은 기존에 주로 사용되는 물질보다 브릴루앙 산란 현상이 수백 배 잘 일어나는 칼코겐화합물 유리를 기반으로 브릴루앙 레이저를 개발함으로써 성능을 극대화했다.

브릴루앙 레이저(Brillouin laser)는 브릴루앙 산란에 기반해 레이저 빛을 생성 증폭하며 레이저의 매질이 브릴루앙 산란을 쉽게 일으킬수록 더 작은 에너지로도 작동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출력 레이저 빛은 입력된 펌프 빛보다 주파수의 흔들림이 작고 매우 낮은 잡음을 갖는다.

또 브릴루앙 산란(Brillouin scattering)은 빛이 매질과 상호작용을 통해 음파(acoustic phonon)를 생성하고 산란되는 현상이며 동일한 특성의 빛을 복제하는 것이 가능해 레이저 구성에 이용될 수 있다.

칼코겐화합물 유리는 화학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칩 상에서 식각을 통한 성형이 어렵다는 근본적인 약점이 있지만 연구팀은 증착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광소자가 구성되는 새로운 제작 기법을 개발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제작 기법은 겨울철 지붕 위에 쌓인 눈의 형태가 지붕의 형태에 의해 정해지므로 눈을 직접 만지지 않고서도 지붕의 형태만을 조절해 원하는 눈의 형태를 얻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현재 반도체 공정 기술로 가공하기 쉬운 산화규소를 이용해 바닥구조를 적절히 형성하면 그 위에 칼코겐화합물 유리를 증착하는 것만으로도 우수한 성능의 광소자가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현상을 최초로 입증한 것이다.

특히 자체 개발한 이 제작 기법을 활용해 칼코겐화합물 유리 기반 고성능 브릴루앙 레이저를 반도체 칩 상에 초소형 광소자의 형태로 구현했고 기존 기록보다 100배 이상 낮은 펌프 에너지로도 레이저 구동이 가능함을 보였다.

이러한 특성으로 공동연구팀의 브릴루앙 레이저 광원 개발은 자율주행에 필요한 거리뿐만 아니라 회전관성 센서의 감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등 차세대 광센서 개발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교신저자 이한석 교수는 “칼코겐화합물 유리는 다양한 분자의 흡수선이 존재하는 중적외선 대역에도 적용 가능해 분자 분광에 기반한 환경감시 및 헬스케어 분야까지 그 응용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ˮ이라고 말했다.

KAIST 물리학과 김대곤 박사과정 학생과 한상윤 박사후연구원(現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11월 23일 게재됐다.

이 연구는 2018년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에 선정돼 지속적인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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